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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세계여행, 그림 여행 일기, urbansketch

마츄픽츄에서 낮잠 자기 Machu Picchu 여행 그림일기

by FlyingJin 2020.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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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 Machu Picchu 여행 그림일기

마추픽츄 일정은 새벽 동이 트기 전에 시작된다. 오전에 안개가 걷히면서 일출과 함께 드러나는 장엄한 마추픽추를 보기 위해서이다. 어젯밤에 도착해 잠시 눈을 부치고 새벽 일찍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올 패키지로 예약된 숙소는 딱 가격만큼의 퀄리티를 보여준다. 하지만 따뜻한 샤워가 가능한 (비록 수압이 강하진 않지만) 화장실이 딸린 더불 룸은 잠시 눈을 부치는 데는 충분했다. 1층 로비에 내려오니 정말 간단한 조식이 차려져 있다. 아침에 마추픽추로 올라가는 버스 티켓과 마추픽추 유적지 티켓을 받아야 하니 먼저 광장으로 가서 가이드를 기다린다. 마추픽추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아구아깔리엔테스의 새 날이 시작되면서 발까지 내려앉았던 새벽 구름이 걷히고 있었다. 병풍처럼 둘러싸인 안데스 산맥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제 드디어 마추픽츄로 가는구나 벌써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티켓을 받아서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마츄픽츄로 올라가면 상점이 하나뿐인데 종류도 별로 없을뿐더러 가격이 비싸서 미리 간식거리를 준비하는 게 좋다. 어제 밤늦게 도착해서 마지막까지 문이 열린 빵집에서 마지막까지 남아 뒹굴던 빵을 사뒀는데, 아침에 정류장에 가니 새벽부터 샌드위치 장사꾼들이 무척 많다. 어젯밤엔 헛 짓을 했군.. 그래도 초콜릿이나 요기가 될만한 과일, 몸에 뿌리는 모기약 등은 미리 구입해두는 것이 좋다. 새벽 일찍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길었다. 해가 뜨기 전에 올라가야 할 텐데 이러다 너무 늦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됐는데 사람이 많은 만큼 버스도 많아서 줄은 빨리 줄어들었다. 아구아깔리엔테스 Aguacalientes에서 마추픽츄 MachuPicchu로 올라가는 버스는 겨우 15분 정도 달리지만 가격은 20달러 이상이다. 독점 버스라 잉카 레일처럼 울며 겨자 먹기로 타야 한다. 걸어 올라가는 길도 있긴 한데 다녀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흔든다.

 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안데스 산맥은 정말 장관이다. 우리나라도 국토의 70%가 산이라 한 산 한다는 이야기를 해왔는데, 남미의 산맥은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울근불근한 식스팩을 자랑하는 근육남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마추픽츄 입구에 내리니 영어 가이드와 스페인어 가이드에 따라 그룹을 나눴다. 드디어 내가 이! 곳! 에 온 건가!라고 탄성을 지르기에는 아직 이르다. 입구부터 마추픽추의 전망을 볼 수 있는 곳 까지는 몇십 분을 올라가야 하는데 상당한 오르막이라 거친 숨을 내쉬느라 제대로 주변을 둘러볼 여력이 없다.

그리고 그곳이다.

마추픽추 그림일기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관광지를 가장 멋있는 각도에서 잘 보는건 사진 보면 된다고.

마추픽츄는 관광엽서와 똑같았다. 그런데 그 느낌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이 벅찼다. 새벽 구름은 매우 빠르게 움직이다 마지막에 와이나픽추 끝에서 잠시 머무르다가 완전히 걷혔다. 아직도 건축방식이나 존재 이유가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마추픽츄. 마추픽츄와 그것을 감싸고 있는 안데스 산맥을 함께 보아야 이 느낌을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추픽츄가 잘 내려다 보이는 곳은 바로 인증샷 포인트가 되었다. 사람들은 순서대로 사진을 찍고 다음 사람을 위해서 자리를 비워주었다. 근처 바위 뒤쪽으로 가니 2 사람 정도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인증샷 찍는 사람들에게도 방해가 되지 않고 뷰도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직 어반스케치가 익숙지 않지만 이곳에 앉아서 직접 이 순간을 남기고 싶었다.

마추픽츄 그림일기

 오전 구름이 완전히 걷히고 나자 뜨거운 남미의 햇살이 내려쬐기 시작한다.

한가로이 풀을 뜯던 리마들도 한 마리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꾸벅꾸벅 졸 거라고 생각한 리마는 생각과 달리 철퍼덕 드러누워서 낮잠을 잤다. 남미의 뜨거운 태양을 가려주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우리도 잠시 낮잠을 잤다. 그때 우리는 어떤 꿈을 꾸었던가...

 

마추픽추 Machu Picchu

 

 

TMI ) 사실 우리의 원래 일정은 오후에 내려와서 아구아깔리엔테스에서 온천을 하는 것이었다. 아구아 agua 물 + 깔리엔떼스 calientes 뜨거운, 아구아깔리엔떼스는 스페인어로 뜨거운 물이라는 뜻으로 온천마을이다. 하지만, 마추픽츄에 올라가니 이 곳에 올라오느라 힘들었던 긴 여정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면서 쉽게 내려오기가 어려웠다. 평생 다시 오긴 어려울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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