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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까페생활

여수 향일암, 여수 돌산, a.k.a 찐빵 카페

by FlyingJin 2021.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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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향일암,  여수 돌산, 찐빵 카페

2021. 4월

 

여수의 지형은 화려한 나비 같은데 그 오른쪽 날개 아래쪽에 돌산도가 있다. 오늘은 월요일이라 그런지 돌산대교를 건너니 도로는 급격히 한가해졌다. 여수 앞바다의 많은 섬들은 도로로 연결돼 있어서 언제 보아도 참으로 특이한 뷰를 만들어낸다. 특히 여수 여객 터미널을 끼고 있는 돌산대교 쪽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어우러져 매우 바쁘다. 

 

오늘은 향일암에 올라가기로 한다. 계단이 많다니 맘 단단히 먹어야겠다. 향임암은 돌산도의 가장 남쪽 끝에 자리하고 있다. 향일암 공영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 올라간다. 더 올라가면 주차할 곳이 없으니 이곳이 마지막 주차장이다. 올라가는 길에 돌산 갓김치를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모든 호객행위와 가게를 잘 피했는데 천연염색 옷을 파는 상점 앞에서 끝내 발걸음이 멈추고 만다. "이 스카프 너무 맘에 드는데!!!" 수차례 들었다 놨다. 그래 내려올 때까지 좀 더 생각해보자. 난 사실 스카프를 하지 않는다. 향일암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해서 드디어 그 말만 들었던 계단을 영접했다. 4월인데 벌써부터 날은 많이 더웠다. 더운 만큼 이미 파래진 나무들이 싱그럽다. 이럴 때 사진 똥손인 나는 참 아쉽다. 남편이나 나나 서로 찍어주면 가관이라 사진은 포기한 지 오래다. 계단길은 그렇게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중간중간 보이는 여수 바다가 예쁘다.

향일암 이름의 기원은 모르나 사찰로 들어가는 마지막 바위들이 압권이다. 바위들 사이 좁은 틈새를 몇번 통과하고 나니 암자가 보인다. 바위틈새로 건축자재를 옮기는 건 불가능해 보이는데 이런 곳에 어떻게 이런 사찰을 지을 수 있는지.. 역시 종교의 힘은 참 위대하다.

돌산도의 남쪽끝이라 더 이상 다도해는 보이지 않고 이곳에 보이는 바다는 말 그대로 망망대해. 한낮의 햇살을 받아 빛나는 바다. 여수의 바다는 옥빛을 띤다. 작은 나라지만 동해, 서해, 남해. 그리고 제주도의 바다는 각각 다른 바다색을 가지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오늘 내 눈의 여수 바다는 에메랄드색, 옥색이다.

여수 향일암 올라가는 길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여수 향일암

 

 

 올라오는건 한참인데 내려가는 건 언제나 순식간이다. 내려가는 길은 조금 더 여유를 가져본다. 찐빵 좋아하는 남편이 주전부리 가게 앞에서 주춤주춤.. 안 그래도 출출한데 간식이나 사갈까? 6개가 기본 단위인 듯하여 6개를 포장해 가기로 했다. 찐빵집 이모는 앉아서 갓김치랑 같이 먹고 가라는데 괜찮다고 포장하겠다는 우리를 참으로 의아하게 쳐다보셨다. 마치 갓김치 없는 찐빵은 상상해 본 적도 없다는 듯한 표정이다. 옆을 테이블이 여럿 있는 걸 보니 먹고 가는 곳인가 보다. 그래 그럼 이곳은 찐빵 카페인 걸로 하자. 강경한 이모님 권고대로 자리에 앉았다. 찐빵 6개와 깻잎김치, 갓김치가 차려진다. 김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남편은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다. "그냥 가면서 차에서 먹지..." 그러다가 한입 맛보더니 도대체 아까 그런 말은 왜 한 거지? ㅎㅎㅎ너무 맛있잖아!

이건 가히 단짠 조합의 최고봉이라 할만하다. 고소하고 달콤한 찐빵을 막 쪄내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여수 갓김치와 함께 먹다니. 푸짐하게 김치는 끊임없이 나오고 "모자라면 더 가져다 먹어요" 인심 좋은 이모님. 2개만 사면 되는데.. 기본이니까 6개 사지 뭐 했던 마음이 무색하게 6개를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그럼 이 순간 필요한 건 뭐?

아이스 동동 식혜~~~!!!

 
김치 왜 안 먹는다고 햇어?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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