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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북 들고 세계여행

2주마다 가격이 오르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 여행

by FlyingJin 2023.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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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없는 경제 추락, 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 그림여행 


아르헨티나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별로 새롭지 않다. 20세기 초반에서 2세기 중반까지, 192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 아르헨티나는 남미의 유럽으로 불리는 부유한 나라였다. 어릴 때 보았던 '엄마 찾아 삼만리' 만화영화는 가난한 가정형편에 돈을 벌러 이탈리아에서 아르헨티나로 떠난 엄마를 찾아가는 소년의 여정을 그린 만화였다. 이탈리아에서 가정부를 해서 돈을 벌기 위해 떠나는 나라, 아르헨티나는 그런 곳이었다. 포퓰리즘과 군부독재가 연이어 계속되면서 아르헨티나는 무너졌다. 이제 아르헨티나 경제의 추락은 어느 곳이 바닥인지 알 수가 없다.
 
2023년 3월에 아르헨티나에 갔다. 달러 대비 페소의 가치는 나날이 바닥기록을 갱신하고 있어서 가져간 달러는 최소한 쓸 만큼씩만 환전을 해가면서 사용했다. 어떤 날은 환전을 하고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비트코인만큼 달러 환율이 솟구쳐서 속이 쓰리기도 했다.  4월 말 아르헨티나를 떠날 때 달러당 400페소였던 환율은 현재 8월 중순에 겨우 3달여 만에 700페소를 훌쩍 넘어서 거의 2배에 육박했다. 그에 따라 물가도 치솟았다. 초 인플레이션! 달러를 환전해서 쓰는 외국인은 큰 타격이 없었지만 페소를 벌어서 쓰는 현지인은 모든것이 치명적이었다. 농산물과 축산물이 풍부한 나라지만 그것 조차도 연일 가격이 상승했다. 숙박비, 택시비, 장바구니 비용 모든 것이 치솟았다. 그렇게 무조건 소비가 미덕인 곳이 되었다. 어차피 내일이면 또 오른다.
 
카페를 좋아하는 나에게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살고 있는 친구가 소개한 작은 카페.

Ruta Jardin cafe

https://goo.gl/maps/gdRSm1qnkzLdz4ZM7

 

Ruta Jardín Café · Gascón 1434, C1181ADB CABA, 아르헨티나

★★★★★ · 커피숍/커피 전문점

www.google.com

비건 카페이지만 치즈와 연어 정도는 선택이 가능했다. 그 중 우리가 가장 사랑한 메뉴는 아보카도 치즈 베이글 샌드위치와 콩으로 만든 스튜인 Guiso이다. 원래 Guiso에는 고기가 들어가는데 이 카페는 비건이라 콩과 각종 야채를 넣어서 만든다. 콩을 좋아하는 남편은 브런치로 이것만 먹으면 속이 든든하단다. 재료들은 신선했고 음식은 정갈하고 맛있었다. 가격 또한 너무나도 저렴해서 몇 시간씩 앉아서 컴퓨터 작업을 하는 남편과 친구와 나 이렇게 우리 셋은 카페의 큰 손이 되었다. 브런치를 먹고, 레모네이드를 주문하고 커피를 주문하고... 입이 심심할 때마다 추가 주문은 계속 늘어났다. 그런 후 카페를 나갈 때는 두둑한 돈뭉치로 계산을 하곤 했다.

 

그랬던 카페가 2주 간격으로 계속 가격이 올랐다. 물론 달러 환율도 올라주기 때문에 외국인에게는 타격이 덜하지만 달러는 2주 간격으로 10-15%씩 오르지는 않았기 때문에 점점 우리의 주문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그러다 발길이 뜸해졌다. 
고물가의 서울에 앉아서 블로그를 쓰는 지금 작은 카페의 Guiso가 그립다. 그래봐야 서울 카페 물가에 비하면 껌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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