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첫 눈이 내리다

새벽에 눈이 오는 소리에 잠을 깼다

정말 눈이 오는 소리가 들리냐고?

맞아. 눈이 오는 느낌은 청각화해서 나를 깨우곤 한다.

온통 흐린 하늘에 사방은 서서히 밝아오고 있었다

첫눈부터 함박눈

눈꼽도 떼지 않은 흐리멍덩한 상태로 오랜만에 오일파스텔을 열었다.

코끝에 훅 덮쳐오는 어린 시절 그 크레파스 향기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끄적이기에 오일파스텔은 편리한 도구다

하늘이 밝아오는 동안에도 눈은 쉴 새 없이 내렸다

딱 지금 느낌을 남겨두고 싶어

해는 끝까지 뜨지 않고 아침이 시작됬다

 

2020. 12. 13 첫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