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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북 들고 세계여행

조지아 - 시그나기 ; 와이너리 투어

by FlyingJin 2023.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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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나기 Sighnaghi ; 와이너리 투어- 조지아 여행

조지아는 인류 최초로 와인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 나라이다. 조지아 와인은 독특한 색을 가지고 굉장히 진한 맛을 가진다. 그런 조지아의 와인 고장, 시그나기를 가보기로 했다.
 
https://maps.app.goo.gl/dLHJiq3TMKjDwVLA9

Sighnaghi · 조지아

조지아

www.google.com

 
시그나기는 조지아 동부에 있는 작은 마을로 그린더 마을(Greater Kakheti)이라고도 불린다. 조지아의 와인 생산 지역 중 하나로 특히 와인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있고 와이너리 투어로 유명하다. 또한 시그나기는 아름다운 전통 조지아 양식 건물과 멋진 전망을 볼 수 있다.
 
시그나기는 트빌리시에서 약 100킬로 정도 떨어져 있다. 하지만 가는 길이 우리나라 고속도로 같지 않은 시골길이라서 차량 소요 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가는 방법은 미니버스, 택시, 투어가 있는데 유명 관광지인 수도원이나 와이너리들이 실상 시그나기 센터 내에 있는 게 아니라서 시그나기를 간다 해도 다시 투어를 이용하거나 택시를 대절해야 한다. 우리는 트빌리시에서 출발하는 일일 투어를 이용해서 시그나기와 와이너리 투어까지 함께 하기로 했다.
 
코스 
(1) 조지아 시골집에서 전통 화덕빵, 치즈, 수제와인 브런치 타임 (3 라리 별도)
(2) 세인트 니노 수도원 (Saint Nino Monastery) 
(3) 시그나기 시내 구경 및 점심 (점심가격 불포:  유. 무 선택 가능)
(4)  와이너리 2곳 방문 및 와인 시음 (가격 포함)
 
약속시간에 맞춰서 지하철역으로 나가니 설명대로 깃발을 들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오렌지 투어? 물어봐도 묵묵부답이다. 영어를 못하나? 사람들이 꽤 모였고 오피스로 안내를 받았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모두 시그나기를 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 행선지로 출발하는 모든 인원이 모인 거였다.
 
오피스로 들어가면 바로 이름을 등록한다. 이름을 등록해 놓지 않으면 놓고 출발할 수 있으니 꼭 체크한다. 오피스에 준비된 무료 커피를 마시면서 잠시 기다리니 시간에 맞춰 시그나기 팀을 부른다. 생수를 무료로 제공해 주는데 개수 제한이 없으니 원하는 만큼 챙길 수 있다. 
 
버스는 걱정과 달리 새 버스다. 시그나기로 가는 인원은 10명. 정시가 되니 버스는 바로 출발한다. 이때 오피스에서 이름을 체크해놓지 않았다면 오피스에 있었다 해도 놓고 가니 이름 등록이 필수다.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가이드는 조지아 와인에 대한 설명을 시작한다. 놀랍게도 아까 영어를 못한다고 생각했던 깃발남이 우리 가이드였다. 대답하기 싫어 안 한 거였나 보다. 조지아 사람들은 무뚝뚝한 편이다.
 
(1)
첫 방문지는 시골집이다. 할머니 한분이 화덕에서 조지아 전통 빵 Tone를 굽고 있다. 빵 반죽을 화덕 벽에 붙여서 굽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빵이다. 반죽이 짭짤해서 그냥 뜯어먹어도 맛있다. 사실 이렇게 화덕에 구워내면 맛이 없을 수가 없다. 2층 테라스로 가니 가이드가 갓 구운 Tone와 수제 치즈 그리고 수제 와인을 가져온다. 조지아 치즈는 유럽 치즈와는 달리 매우 쫄깃한 것이 특징이다. 치즈는 짠 정도에 따라 세 가지가 준비되었다. 와인은 시골 수제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빈 생수병에 담겨 나왔다. 세미 스위트 레드와인과 짭짤한 치즈, Tone가 브런치로 잘 어울린다. 아침이지만 와인이 술술 넘어가. 이것이 바로 해장술인가? (가격 별도 3라리)


우리 팀에 빅마우스가 한 명 있다. 말도 많지만 (정말 출발부터 돌아오는 시간까지 한 번도 입을 안 쉼) 성량도 매우 크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서글서글해 보이는 외모의 그가 마음에 들었는지 호주에서 왔다는 두 여자분도 전담마크 중이다. 그녀들 역시 시종일관 까르르 까르르와 조잘거림을 멈추지 않는다. 
 
(2)
다음은 세인트 니노 수도원 (Saint Nino Monastery)이다.
 
세인트 니노 수도원은  조지아 성녀 니노(Saint Nino)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곳으로  조지아의 역사적, 종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장소이다.  성녀 니노는 조지아의 크리스천화를 이끈 인물 중 한 명인데 이곳에 니나의 성채가 모셔져 있다.  이 수도원은 아름다운 풍경과 조지아의 전통 양식 건물로 둘러싸여 있어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많다. 
 
수도원 오르는 산길 안개가 점점 심해지더니 이제 앞이 보이질 않을 지경이다. 수도원에 내리니 겨우 앞사람이 보일 정도의 안개다. 가이드도 이런 날씨는 처음이라고 당황해한다. 성녀 니나의 성채가 모셔진 수도원은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지만 그 소박함이 오히려 이곳을 더 성스럽게 보이게 했다. 성녀 니나의 묘 역시 장식 없이 편평한 무덤이었다.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옆쪽으로 성당이 있었는데 청소 때문인지 보수 때문인지 설명도 없이 인부 한분과 수녀님이 들어가려는 우리에게 소리를 질렀다. 조지아 사람들은 화가 많다. 성당은 포기하고 주변 정원 산책을 했다. 그때부터 놀라울 만큼 안개가 잠시 걷혔다. 안개 때문에 몰랐는데 상당히 산길을 올라왔는지 주변 산세와 아담한 정원이 예쁘다.


(3)
이번엔 시그나기로 간다.  
 
시그나기에 도착해서 관광 포인트인 시그나기 벽을 올랐다. 시그나기는 중세 도시로 벽을 오르면 주변 와이너리가 펼쳐진 기가 막힌 경치를 볼 수 있지만!  어느새 다시 내려앉은 안개로 역시 앞사람 뒤통수만 보고 걸어야 했다. 안갯속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허공에 대고 설명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당황한 가이드는 구글에서 사진을 검색해 보여주었다.
 
"원래는 이런 뷰를 봐야 해요"
 
기상이변을 어쩌리오 가이드가 검색해 준 사진을 보고 안갯속으로 상상 속의 시그나기를 그려보았다.


<점심시간>
조지아 전통 음식 골고루 맛볼 수 있는 기회! 아직 조지아 음식을 많이 맛보지 못했다면 꼭 신청해서 먹기를 추천. 어제 친구들을 만나서 거하게 디너파티를 한 우리는 대부분 겹치는 메뉴를 보고 점심 식사는 포기, 점심시간 동안 조용히 안개 낀 시그나기 타운을 산책하고 가볍게 수프에 빵, 커피로 점심을 마무리했다.
점심은 불포함 내역이라 선택이 가능하다
 
(4)
점심 이후에는 드디어 이 투어의 대미를 장식할 와이너리 투어이다. 2군데의 와이너리를 가는데 둘 다 매우 유명한 곳이라고 하였고 규모 또한 어마어마하다. 

JSC 킨즈마라울리 코퍼레이션

https://maps.app.goo.gl/5uinAq5gjC6c2dHN6

JSC "킨즈마라울리 코퍼레이션" · 55 Chavchavadze St, Kvareli, 조지아

★★★★★ · 와인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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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와이너리에서는 전통 조지아 스타일과 유럽 스타일 두 가지 방식 모두로 와인을 만들고 있었는데 실제 와인 공정을 둘러볼 수 있다. 동굴 안에는 동굴 와인 보관소가 있다. 와인병에 내려앉은 먼지와 거미줄이 유구한 세월을 말해준다. 개인들이 구입 후 그곳에 보관 중인 와인이라고 한다. 거대한 동굴의 벽면을 가득 채운 와인병들... 이게 다 얼마인가? (자낳괴)
 
투어를 담당하는 중년의 여자분이 어찌나 작은 목소리로 차분하게 얘기하시는지 가뜩이나 어두운 동굴 안은 마치 지하 묘지 투어처럼 침울한 분위기가 되었다.


와인 제조장을 돌아보고 나면 기다리던 시음시간이다. 화이트 와인과 레드와인을 골고루 시음해 볼 수 있는데 마시는 것마다 무척 맛있어서 구매 욕구가 뿜뿜 했다. 아쉬운 점은 성인 팔뚝만 한 크기에도 500원 밖에 안 하는 Tone빵이라도 좀 준비해주셨으면 하는 점이었다. 안주 원츄. 속 쓰림 추가.
 
와인 시음 후 차차를 마셔보고 싶은지 물었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실 기세로 두 잔이나 받아 혀끝으로 맛만 보았는데 그건 잔당 추가 요금이 있었다. 시음 시간 역시 침울한 투어 담당 여자분이 진행하셨고 와인 맛이 좋아 기분은 좋았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가라앉았다.


마지막은 와인 샵 쇼핑 타임. 와인이 너무 맛있어서 사고 싶은 게 많았지만 곧 트빌리시 떠나야 해서 참았다. 어느 정도 기분 좋게 취기가 올라오니 두 번째 와이너리로 이동이다. 이곳 역시 유명한 곳이고 규모가 크다.

Khareba Winery

https://maps.app.goo.gl/oux6A4KRG4MRS1Pz7

Khareba Winery · Kvareli, 조지아

★★★★★ · 와인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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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직접 와인을 만드는 공장이 아닌 보여주기 전시가 되어있는 동굴을 들어가면서 투어가 진행됐다. 동굴을 들어가는 동안 여행사 가이드가 전통 와인 제조 과정을 설명해 줬다. 첫 번째 와이너리에서 들은 내용이지만 워낙 모기만한 목소리로 속삭였던 내용을 다시 시원시원하게 설명해 주니 도움이 됐다.
 
시음시간, 애써 차이점을 찾아야 한다면 나에게는 이번 와인들이 더 강하게 느껴졌지만 사실 모든 시음와인이 다 맛있었다. 무엇보다 이번 와이너리는 와인과 함께 올리브 오일과 빵이 나와서 좋았다. 속 쓰렸는데 빵으로 속을 달랬다. 같이 간 일행들은 두 번째 와이너리 와인이 더 낫다는 사람이 많았는데 난 막입이라 모르겠다. 그저 더 달달했던 첫 번째 와이너리가 내 입맛엔 윈.
 
이렇게 모든 투어를 마쳤다. 날씨가 좋지 않아 시종일관 짙은 안개로 시그나기 전경을 못 본건 아쉬웠지만 비용대비 매우 만족스러운 투어였고 추천할만한다.
 
돌아오는 길은 버스에서 긴 숙면을 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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